(2) 부활을 준비하는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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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내 사무실로 송 마담과 미스 김이 찾아왔다.
한 마디로 사죄하기 위해서라면서 나중 술 한잔 사겠다는 말을 했다.
나는 "그 옹고집이 말을 들으려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들고 온 커피를 나눠 마시며 한동안 멋쩍게 앉아있다 돌아갔다.
오후에 다시 미스 김이 들렀다.
옆 건물에 배달 왔다 간다며 그냥 들렀다고 했다.
일반적인 다방 아가씨라면 그럴 수 없는 일이라 자꾸 그녀에게 마음이 쏠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조금 있다 다방으로 커피를 시킬 테니 그때 다시 오라고 하고 돌려보냈다.
오후 두 세 시간 동안 어제 보낸 입찰 가격의 최종 네고가(negotiation price)를 보내라는 서신을 답하고 난 뒤 커피를 시켰다.
그러나 마담은 방금 미스 김이 배달 나갔다며 기다리겠느냐기에 아무나 보내라고 했다.
내 속을 드러내어 보일 수는 없는 노릇 아니던가?
미스 한이 왔다.
그녀는 수다쟁이였다.
사장님이 취급하는 품목이 무어며 어디 어디 거래하느냐는 둥 그녀와는 무관한 물음들을 수없이 늘어놓았다.
내가 그녀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자 눈치 빠르게 "우리 김, 참 귀엽죠?" 하고 물었다.
나는 무안하여 고개만 끄떡였다.
그녀는 컵을 챙기면서 "우리 언니 미워하지 않죠?" 하고 묻고는 내 표정도 안 보고 사라졌다.
오후 한적한 시간이 되자 미스 김의 쏙 들어간 보조개와 겁먹은 듯한 눈망울이 자꾸 떠올랐다.
그 모습은 퇴근하는 운전대 위에서도 계속 되었다.
자칫 빨간 신호등을 못 보고 지나칠 뻔도 했다.
정말 얼마만의 설레임인지 기억조차 아련했다.
아내와 연애 시절도 이렇지는 않았다.
내 나이 마흔 아홉, 때늦은 사춘기도 아닐 텐데 집으로 들어와서도 그녀에 대한 설레임은 계속되었다.
저녁을 먹고 TV를 보고 있는데 나 어린 가수들이 노래를 부를 때나 극 속에 젊은 커플들만 나와도 얼굴이 붉어지지나 않았나 슬며시 얼굴을 돌리다가 끝내는 일어서서 내 서재로 들어와 버렸다.
아내가 읽지도 않는 책을 펴놓고 있는 내 앞에 커피를 내려놓았다.
뭔가 들킨 듯이 커피잔을 입에 대었지만 금방 내려놓았다.
아내는 회사 일에 뭔가 꼬였냐고 묻다가 나가 버렸다.
내가 회사를 그만 둔 후 아내는 많이 변했다. 물론 나도 그렇다.
연애시절 깜찍하게 애교 떨던 모습을 잃은 건 오래 전이지만, 결혼 후 매사에 순종하고 나를 끔찍이도 사랑하던 모습은 요즘 찾아보기 힘들다.
수십 년간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살아왔는데 식구의 목구멍이 걸린 회사를 그만두는 중대사를 그녀와 논의 한번 없이 실행한 데에 대한 배신감이 컸는지도 모른다.
그후 거의 반년이나 집안 사정은 아량 곳 않고 낚시에만 빠져있던 내게 실망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친구 충길이의 권유로 시작한 사업도 변변치 못하여 가계에 보탬이 없자 처음 파출부를 하다 얼마 전부터는 아예 식당 하나를 운영하고 있었다.
대학생과 고3을 둔 우리에겐 생활비가 만만치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둘의 성생활마저도 변변치 못하였다.
어느 날부터 나의 발기부전 증세가 나타난 것이다.
낚시로 부랑하던 시절엔 그 부분만은 원만한 편이었으나 사업을 시작하고부터는 조급함이 앞서 행위 중에 내 물건이 시들어 버리는 초유의 일이 발생한 것이다.
서로 바쁘다는 핑계로 그나마도 한 달에 한번 꼴 정도 밖의 시도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아내가 은근히 그 일을 벌이려 들 때면 불안해지기 일쑤였다.
그런데 오늘 사무실에서부터 아랫도리의 융기가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이 있었다.
마치 청년시절 그때의 융기를 되찾은 듯한...
나는 두고 간 커피를 천천히 마시며 아랫도리를 쥐어 보았다.
오후 내내 서 있던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옷 속으로 손을 넣어 보자 그 끝에 진득한 체액이 느껴졌다.
이건 분명 은밀한 부활의 기미였다.
그래 시험해보자!
오늘 밤 당장....
나는 커피를 벌컥벌컥 마셨다.
빈 커피 잔을 들고 거실로 나가자 애들은 모두 제 방으로 들어가고 아내 혼자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나는 슬며시 다가가 뒤에서 아내를 안았다.
"이이가 왜 이래요. 철도 없이..."
철도 없이...
그게 어디 철이 있던가?
봉기하는 날이 철든 날이지...
나는 넌지시 아랫도리를 내 밀었다.
자신만만하게 철없다는 그걸 아내의 엉덩이에다 문댔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방금 까지만 해도 당당하던 그건 시들어 있었다.
난감했다.
슬며시 엉덩이를 뒤로 뺐다.
나는 다시 서재로 처박힌 뒤 고민에 빠졌다.
심한 좌절이 온몸을 감싸왔다.
그 자리에 앉아 몇 대의 줄담배를 피웠는지도 모른다.
다시 아내가 들어와 꽉 닫친 방문을 열어 젖히고 부채질을 해댔을 때야 담뱃불을 껐다.
"내가 좀 알면 안 되요?"
내 고민이 뭐냐고 묻는 물음이었다.
"늘 주던 물량이라도 잘렸어요?"
답답하던 아내는 뭔지 같이 고민하자고 대들었다.
"혹시 여자 문제라도 생겼어요?"
"이 여자가 점점... 먼저 건너가 잣!!"
여자 문제란 말에 내 목소리가 신경질적으로 튀어나갔다.
그런데 뜻밖에도 아내는..
"난 솔직히 당신이 여자 문제로 고민에 빠졌음 차라리 좋겠어요! 그 하기 싫은 일을 하며 못마땅해 하는 모습 더는 보고 싶지 않다고요! 지금이라도 그만두고 다른 일 하는 게 어때요? 더 이상 준호 아빠(김 충길)에게 도움 받는 게 보기 딱해서예요..."
"두고 봐! 이번엔 한 건 터뜨릴 거야. 틀림없이.."
"제발.. 그 한 건, 지겨운 한건타령...!!"
아내는 나가 버렸다.
얼마 후 내가 큰방으로 들어갔을 때 아내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다.
날이 더워서일까 창문과 방문을 모두 열어놓고 엷은 슈미즈만 달랑 걸치고 침대에 누워 있었다.
아파트 앞이 강이기 망정이지 다른 건물이라도 있다면 죄다 보일 상황이었다.
거기에다 둘 다 방학중이라 낮에는 잠만 처잔 애들이 밤만 되면 야광충처럼 컴퓨터와 씨름을 하다 수시로 거실을 어슬렁대는 상황인데 참으로 아내도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또 했다.
그들이 맘만 먹으면 빤히 보일 내실인데...
나는 들어서며 문을 스르르 닫았다.
"더워요! 그대로 둬, 제발..."
신경질적인 반응이었다.
옛날엔 적어도 이러지 않았다.
집안엔 단 한 사람뿐인 여자로서 아내 역할, 엄마 역할, 때론 딸 역할까지 집안의 꽃으로의 역할을 충실하던 그녀였다.
그런데 요즘에 들어서 모든 게 다 허사라는 허무감에 빠진 건지 매사 짜증을 부리고 아무렇게나 살겠다는 식의 행동을 불쑥불쑥 하곤 했다.
아내 나이 마흔 여섯, 갱년기에 접어든 지도 모른다.
나는 닫으려던 문을 그대로 두었다.
나는 엉거주춤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아 창 밖을 내려다봤다.
중천에 뜬 달빛이 강물에 부서지고 있었다.
이제 우리 부부는 저 강물처럼 엷은 달빛에도 여지없이 부서져 흘러가 버릴 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류시화시인)는 시에서 '그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고 했지만 바로 옆에 두고도 그리움은커녕 짜증이 이는 이건 절망을 겪는 우리 부부의 고독이었다.
"뭐 해요? 청승스럽게..."
나는 그녀의 짜증이 무서워서라도 꾸역꾸역 침대 위로 기어올라야 했다.
그렇지만 아내 곁으로 몸을 돌릴 수는 없었다.
강 건너 저 먼 곳에서 밤을 싣고 달리는 불빛들이 보였다.
그들은 진정 그리움을 향해 달려갈까?
아니면 나처럼 어쩔 수 없이 짜증이 있는 무덤 속으로 기어 들어가고 있는 걸까?
그때 뒷덜미까지 다가온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 당신 병원에 한번 더 가 보자?"
그 일이 있은 후 얼마 안 지나서 나는 아내에게 이끌려 병원에 갔었다.
의사는 과중한 스트레스 탓이라 했다.
무엇보다 아내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말도 했다.
주사도 있고 약도 좋은 게 많으니 한번 써보려느냐 묻기에 나는 단호히 거부했다.
나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약물에 의존한다는 자체가 싫었다.
나를 환자로 취급하는 것부터가 정말 싫었다.
"당신 그러다 영영 회복 안 되면 어쩔려고요?"
"어쩌긴 어째! 이대로 살다 가는 거지..."
"정말 실망이에요. 당신은 당신 자존심만 생각하지 옆에서 지켜보는 내 생각은 눈곱만큼도 않는 것 같아요..."
"당신마저도 날 환자로 취급하는 게 정말 지겨워..."
"인정할 건 인정해요! 그래야 방법이 생길 게 아네요?"
"관둬! 정 필요하면 당신 애인 만들어! 나 암말 않을 테니까..."
"그래요! 관둡시다..."
아내가 몸을 홱 돌려 저쪽으로 가 누워 버렸다.
얼마나 지난 걸까?
나는 잠이 오지 않았다.
이리 뒤척이다 저리 뒤척이다 곧 바로 누워 나지막이 내려앉은 천장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종일 머리를 채웠던 미스 김의 모습도 기억 속에서 지워져 버렸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달빛에 드러난 천장의 무늬가 미로처럼 펼쳐져 있을 뿐이었다.
아내는 모로 누워 그렇게 잠이 든 것 같았다.
피곤하리..
몹시도 피곤하리라.
몸으로 때워야 하는 식당 일에다 정신적으로 막다른 지점에까지 와 닿은 나에 대한 실망이 그녀를 누르고 또 누를 게 뻔하다.
그때 거실에 그림자가 나타났다.
아마도 작은놈인 듯 했다.
냉장고를 열고 우유를 벌컥 벌컥 마시더니 우리가 누워 있는 내실을 흘깃 보더니 욕실로 들어갔다.
한동안 그 안에서 머무른 걸로 보아 자위행위를 하는 모양이었다.
그 애 나이 열 아홉, 그 아니 그렇겠는가...?
수돗물이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고 애가 제 방으로 사라졌다.
"여보! 당신이 애인 만들 생각은 없어요? 되도록 젊은애로..."
자는 줄로만 알았던 아내는 깨어 있었던 모양이었다.
"아닌 밤중에 그게 무슨 말이야?"
"이건 진심이에요."
나는 푸-! 하고 한숨을 쉬었다.
아내는 일어나서 방문을 닫고 옆으로 바싹 다가 누운 뒤 내 가슴을 어루만졌다.
나는 그녀의 속마음을 읽을 수 없어서 가슴 위에 올려진 그녀의 손 무게만큼 갑갑했다.
"당신 내년이면 벌써 쉰이세요. 이제 살아봤자 얼마나 더 살겠어요. 내가 고등학교 때부터 나 하나만 보아오신 당신 아니세요? 이제 그 그늘에서 벗어나 이제껏 못 누린 세상도 느끼게 해 드리고 싶어요. 정말예요. 제 진심이라고요..."
그런 말을 한다고 바짝 붙어 누운 그녀를 덥석 안고 싶지는 않았다.
우리는 그러니까 내가 대2, 그녀가 고2일 때 같은 집에서 자취생활을 하면서 알게 되어 결혼까지 하여 여기까지 온 사이였었다.
장담하건데 둘 다 이때껏 옆 눈 한번 안 팔고 살아온 잉꼬 부부인 셈이었다.
부부싸움이야 어느 집인들 안 할까마는 내가 회사를 그만두기 전까지만 해도 거의 없었다고 하면 믿을까?
그런데 불과 일년만에 벌어진 둘 사이의 골은 낯설어서 더욱 깊어 보이기만 한 게 사실이다.
아내는 짜증으로 그 골의 깊이를 더욱 팠고, 나는 나대로 무관심으로 그 폭을 더욱 늘여 놓았다.
"아니면, 우리 딸이라도 하나 입양할까요?"
뜻밖의 제안이었다.
아니, 뜻밖이 아니었다.
내가 술이 취해 들어오면 딸 하나 안 낳아준다고 떼를 쓰곤 하던 나였다.
"미안해....!"
나의 최선의 답이었다.
아내의 손이 밑으로 내려왔다.
시무룩해져 있는 그걸 조몰락조물락거리며 말했다.
"당신은 아직 젊어요. 내게만 오로지 지쳐있을 거예요.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사흘이면 질리는 데 당신은 여태 한 여자만을 삼십 년이나 접해 왔으니 질릴 수밖에..."
"미안해, 미안해...!!"
나는 와락 아내를 끌어안았다.
손끝에 와 닿는 허리 살집, 왠지 낯설었다.
그간 무심의 결과리라...
하지만 어쩐단 말인가?
아내의 손아귀에 쌓여 있는 그건 잠시 불끈해 있긴 하지만 언제 또 스르르 무너져버릴지 모를 좌절의 불씨가 아니던가?
나는 아내가 이쯤에서 손을 거두고 잠을 청하길 원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내는 내 바램을 못 읽는 듯 했다.
아내의 손은 자신의 슈미즈를 벗어 내린 후 내 옷들도 벗어 내리고 있었다.
옆으로 발가벗겨진 몸을 겹쳐오며 두 손으로 내 물건을 움켜쥐고 속삭이듯 말하는 거였다.
"당신 이대로 쓰러지면 당신이 쓰러지는 게 아니라 내가 쓰러지는 거예요! 그러니 절대로, 절대로..."
아내의 혀가 가슴을 타고 내렸다.
내 아랫도리에 습습한 기운이 쏟아져 내렸을 때 나는 미스 김의 얼굴을 떠올리려 애썼다.
그러나 볼록 들러간 보조개만 떠오를 뿐 얼굴 표정은 보이질 않았다.
그리고 숏바지 틈으로 잘 들어가려지 않던 호주머니가 보일 뿐 뇌살적이었던 히프 곡선은 사라지고 없었다.
아내의 혀가 밑으로 파고들며 주름 투성이를 입안에 넣고 우물우물 씹으며 내 다리를 들어올리고 있었다.
아마도 뒤쪽까지 파고들 요량이었다.
그때 그 광경이 떠올랐다.
아마도 이때쯤였으리라.
충길이네와 한 아파트에서 마주보고 살 때였다.
방학을 맞아 우리 애들과 그 집 애들이 함께 여름 캠핑을 떠나고 두 부부만이 있던 때였다.
우리가 살던 층이 15층으로 맨 위층이라 우린 서로의 문을 활짝 열고 지내던 터였다.
그날 아내와 나는 집안 일로 밤 늦게야 돌아왔는데 하필 엘리베이터가 고장이었다.
하는 수 없었다.
계단을 통해 15층을 오를 수밖에 없었다.
우린 서너 번을 쉬어가며 쉬엄쉬엄 올랐다.
오다가 갈증을 식히느라 아파트 앞에서 맥주까지 몇 잔 하고 왔으므로 땀이 흠뻑 젖었다.
그런데 마지막 계단을 밟고 오르는 데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준호네 한 게임 벌이나 봐요! 호호.."
나는 아내의 입을 막고 살금살금 올라섰다.
정말이었다.
반쯤 열린 대문 안으로 뒤엉킨 그들이 보였다.
그놈의 물건이야 같이 목욕을 다니며 수시로 보던 일이라 색다를 게 없었지만 제수씨(그의 아내, 양가 서로가 제수씨라고 불렀음) 알몸은 처음인 셈이었다.
아내는 못 본체 밑으로 내려가 있자고 했지만 나는 아내를 잡았다.
제수씨의 알몸은 겉보기보다 풍만하고 매혹적이었다.
평소 옷 밖으로 보던 그녀의 몸매는 가늘기만 해 보였는데 늘어진 젖가슴과 엉덩이 곡선이 풍성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녀는 그걸 출렁거리며 그의 몸을 구석구석 핥고 있었다.
그때 그녀는 그의 다리를 들어올리며 그의 항문을 핥아주고 있었다.
아내는 "쟤가...?"하며 입을 막았다.
그러다 그녀가 그의 배를 올라타고 몸을 현란하게 흔들기 시작했다.
그녀의 머리칼이 흩어져 내리며 사방으로 출렁이는 그 모습은 모 여가수의 흉내를 내는 듯 했다.
우린 그쯤에서 밑으로 내려와 한참이나 앉아 있다가 그들이 조용해진 뒤 쿵쿵 계단을 밟으며 올라가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그날 밤 나는 아내에게 그와 꼭 같은 봉사를 받았던 것이다.
나는 제수씨의 몸매와 얼굴을 떠올렸다.
아내는 나의 다리를 거의 가슴에 닿을 만큼 굽히기 한 뒤 구린내 나는 주름살을 혀로 핥아댔다.
내 입에서 "아아!" 하는 신음이 튀어 나갔다.
그 소리가 신호였을까, 아내는 다리를 밑으로 내려놓고 배 위로 올라왔다.
눈앞에서 아내의 젖가슴이 출렁이기 시작했다.
또한 머리칼이 흩어져 내리며 사방으로 날렸다.
"흑! 흑! 거봐? 당신은 아직 젊다니까??"
자신감이 생긴 내가 아내를 밀어 내리고 그 위로 올라갔을 때 아내가 내뱉은 말이었다.
나는 약간은 우수가 깃든 제수씨의 얼굴을 계속 떠올렸다.
그 심연의 늪 같은 우수가 희열에 떨며 술집 작부보다도 더 게걸스런 모습으로 변하던 모습을 떠올렸다.
나는 아내와 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제수씨...!!"
마지막 사정이 시작될 때 끝내 그 말이 터져 나가고 말았다.
아내는 그 말을 들었는지 말았는지 장하다는 몸짓으로 내 등을 토닥이며 흡족한 표정이었다.
내가 몸을 내려 옆으로 쓰러지자 지체없이 내 그것에 묻은 분출물들을 샅샅이 핥아주었다.
마치 동물들이 새끼를 낳은 후 새끼에게 묻은 포낭을 낱낱이 핥아먹듯이...
"거봐요, 거봐요..."
".........................."
"제수씨가 누구죠?"
"..........................!"
"아뇨, 내가 괜한 걸...."
아내는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제수씨'가 내 동생의 아내를 뜻하는 게 아닌 준호엄마라는 사실을...
"참, 오늘 준호엄마가 우리 식당에 왔다 갔어요."
"아니, 왜?"
나는 속마음이 들킨 양 반사적으로 묻고 있었다.
"같이 지리산 가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당신과 의논해 보겠다고 했어요. 당신은 어때요?"
"글쎄..."
"거기가 휴가면 당신도 별로 할 일이 없잖아요?"
"이번에 대형 물량 하나가 입찰 중이야. 그건 충길이네 회사 것이 아니거든...."
"그 말 진짜였어요? 날 안심시키려 한 말이 아니고...?"
"2∼3일 안에 결정날 거야. 그거만 딴다면 적어도 향후 5년은 나도 바쁠 거야. 직원도 나 혼자로선 어림없고..."
"그 만큼이에요??"
"기다려 보자고.. 이번에도 충길이 도움이 컷었어!"
"그럼 내가 준호 아빠 안아주러 매일 가야겠다, 그지...?"
그녀는 들떠 있었다.
내게서 안도와 자신감을 얻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우리들에게 서로를 안아준다는 말은 그저 예사로운 말일뿐이다.
충길이 마누라인 제수씨도 우리 앞에서 나를 안아주겠다는 말쯤은 늘 농담처럼 해오던 터였다.
그만큼 서로 허물없는 사이라는 뜻이다.
앞으로 쭈욱 이어지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아무튼 추락을 거듭하던 나의 날개는 다시 죽지를 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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